승마를 처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이 바로 '복장'과 '장비'일 것입니다. 미디어에서 보던 멋진 승마복, 롱부츠, 채찍 등을 전부 구매해야 하는지 막막하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첫 기승부터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전문 장비를 덜컥 구매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저 역시 처음 승마장에 갈 때 무엇을 입어야 할지 몰라 펄럭이는 등산복을 입고 갔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승마는 안장 위에서 끊임없이 마찰이 발생하고 땀을 흘리는 전신 운동이기에, 비싼 장비보다는 내 몸을 보호하고 말에게 거슬리지 않는 '기능성'이 최우선입니다. 오늘은 초보자가 첫 승마 체험이나 기초 강습을 받으러 갈 때 옷장 속 아이템으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 준비물 5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찰과상을 막아주는 다용도 스포츠 장갑
가장 먼저 개인적으로 챙겨야 할 필수품은 장갑입니다. 승마 시 고삐를 쥐고 말의 입과 미세하게 소통해야 하는데, 말의 움직임에 따라 가죽 고삐가 손가락 사이에서 강하게 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맨손으로 기승하면 단 10분 만에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거나 껍질이 벗겨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싼 승마 전용 장갑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바닥 면에 미끄럼 방지(고무 그립) 처리가 되어 있는 얇은 골프 장갑, 자전거 장갑, 혹은 다이소나 철물점에서 파는 3M 코팅 장갑(원예용 장갑)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그립감을 낼 수 있습니다.
2.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을 보호하는 밀착형 하의
승마에서 가장 많은 마찰이 일어나는 부위는 안장과 맞닿는 엉덩이와 허벅지, 무릎 안쪽입니다. 따라서 바람에 펄럭이는 통바지나 피부가 노출되는 반바지, 치마는 절대 금물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하의는 신축성이 좋고 안쪽 솔기가 두껍지 않은 레깅스나 스키니진입니다.
넉넉한 핏의 청바지를 입을 경우 원단이 안장 가죽에 말려 올라가 피부가 직접 쓸리거나, 두꺼운 재봉선 때문에 피가 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매끄럽고 스판기가 있는 재질을 선택해야 합니다.
3. 발 빠짐 사고를 예방하는 굽 있는 신발
안장 양옆에 발을 걸치고 지탱하는 고리를 '등자'라고 부릅니다. 이 등자에 발을 넣었을 때 신발이 앞으로 쑥 빠져버리면 낙마 시 발이 엉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승마용 부츠는 뒤축에 약 2~3cm 정도의 단단한 굽이 파여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집에 있는 신발 중 발목을 가려주는 첼시 부츠나 굽이 약간 있는 워커, 단단한 밑창의 가죽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굽이 전혀 없는 슬립온, 캔버스화, 또는 끈 고리가 튀어나와 등자에 걸릴 위험이 있는 등산화는 안전상 피해야 합니다.
4. 상의는 펄럭이지 않는 단정한 티셔츠
말은 본능적으로 겁이 많고 시야가 350도에 달하는 예민한 초식 동물입니다. 기승자의 옷자락이 바람에 심하게 펄럭이거나 모자가 덜렁거리면 말이 포식자의 움직임으로 오인하여 놀라 뛸 수 있습니다. 상의는 몸에 적당히 붙는 면 티셔츠나 땀 흡수가 빠른 기능성 운동복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환절기나 겨울에 바람막이를 입더라도 지퍼를 끝까지 올려 펄럭임을 최소화하고, 달랑거리는 긴 목걸이나 귀걸이는 모두 빼고 기승하는 것이 기본 매너이자 안전 수칙입니다.
5. 승마장에서 대여 가능한 안전 장비(헬멧/조끼)
승마장에서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안전모(헬멧)와 낙마 시 척추를 보호하는 안전조끼, 그리고 종아리 쓸림을 막아주는 챕(종아리 덧대)은 대부분의 승마장에서 기본적으로 대여해 줍니다. 초기 1~3개월 정도는 대여 장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승마가 내 몸과 적성에 맞는지 충분히 테스트하는 시기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개인 위생이 신경 쓰이거나本格적인 구보(달리기) 단계에 진입할 때쯤 본인 전용 장비를 하나씩 구비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투자 방법입니다.
핵심 요약
- 고삐 마찰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얇은 스포츠 장갑을 개인적으로 꼭 챙기세요.
- 하의는 안쪽 솔기가 얇고 신축성이 뛰어난 몸에 붙는 바지(레깅스, 스판 청바지 등)가 필수입니다.
- 신발은 등자에서 발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굽이 약간 있는 단단한 신발을 신고, 안전모와 조끼는 당분간 승마장 대여 서비스를 활용하세요.
다음 3편에서는 전국에 수없이 많은 승마장 중 "나에게 맞는 승마장 고르는 기준(거리, 비용, 시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집에서 무조건 가깝다고 좋은 것이 아닌, 초보자가 안심하고 배울 수 있는 승마장을 찾는 현실적인 꿀팁을 공개합니다.
여러분은 집에 있는 아이템 중 승마장 갈 때 활용할 만한 옷이나 장갑이 있으신가요? 긴가민가한 아이템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