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질병, 무너진 자세와 거북목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거북목과 굽은 등은 훈장처럼 따라다닙니다. 저 역시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일하다 보니 늘 어깨가 뭉쳐 있고 허리에 뻐근함을 달고 살았습니다. 도수 치료도 받아보고 필라테스도 기웃거려 보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금세 자세가 무너지곤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시작한 승마가 제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잡는 데 이토록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안장 위에서는 단 1분도 구부정한 자세로 버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승마가 어떻게 우리의 척추를 바로 세우고 자세를 교정해 주는지 그 생리학적 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흔들리는 안장 위, 강제되는 바른 자세
승마가 자세 교정에 탁월한 가장 큰 이유는 '강제성'에 있습니다. 바닥에 발을 딛고 서 있을 때는 한쪽 짝다리를 짚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여도 당장 넘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당 수백 회 이상 상하, 좌우, 전후 3차원으로 움직이는 말의 등 위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기승자가 척추를 꼿꼿하게 세우고 양쪽 골반에 동일한 체중을 싣지 않으면, 말의 반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심을 잃게 됩니다. 살기 위해, 혹은 말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 몸은 본능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자세인 '수직'을 유지하려 애씁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 굽어 있던 흉추가 펴지고 거북목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척추 기립근과 코어 근육의 쉴 틈 없는 수축
단순히 뼈를 바르게 정렬하는 것을 넘어, 그 정렬을 유지하는 근육을 강화한다는 점이 승마의 진짜 매력입니다. 말을 타는 동안 우리의 척추 기립근(척추를 따라 길게 뻗은 근육)과 복부의 심부 코어 근육들은 쉴 틈 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말이 걷거나 뛸 때 발생하는 충격을 허리와 골반의 관절들이 부드럽게 흡수해야 하는데, 이때 주변 근육들이 강력한 코르셋 역할을 해줍니다. 승마를 꾸준히 한 사람들이 평상시에도 의식하지 않고 바른 자세로 걷고 앉을 수 있는 이유는, 이 척추 주변을 지지하는 속근육들이 탄탄하게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 맹신은 금물, 내 몸 상태 확인이 먼저
승마가 자세 교정과 코어 강화에 훌륭한 운동임은 분명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이미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가 심각하게 진행되었거나 척추관 협착증 등으로 급성 통증이 있는 상태라면, 말의 반동이 오히려 척추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신체 불균형이 심한 분들은 안장 위에서 골반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후 기승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건강한 사람이라도 초반에는 무리한 구보(달리기)보다는 평보(걷기)를 통해 서서히 골반과 척추의 리듬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 요약
- 말의 3차원적인 움직임 위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신체는 본능적으로 척추를 바르게 세우게 됩니다.
- 자세 유지를 위해 척추 기립근과 심부 코어 근육이 끊임없이 사용되어, 평상시에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근력이 생깁니다.
- 단, 이미 심각한 척추 질환이나 통증이 있다면 말의 반동이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 상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음 3편에서는 이처럼 매력적인 승마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해, 근력 강화부터 스트레스 해소까지 챙기는 '초보자를 위한 승마 운동 가이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평소 의자에 앉아 있을 때 허리를 곧게 펴고 계신가요, 아니면 편안함에 속아 구부정하게 기대어 계신가요?